다른 개발블로그를 보면 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한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올해 블로그를 만들면서 '나도 연말에 꼭 저렇게 한 해를 정리하는 글을 올려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드디어 연말이 되었다. 한게 많이 없어서 '쓸 내용이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했었는데 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3번의 인턴 🏢

올해는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냈다. 7개월동안 3개의 팀에서 일을 해보았는데, 지나고나서 돌아보니 새로운 팀에 가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일을 배우는게 은근히 스트레스 였던 것 같다. 다행히 정말 좋은 분들과 일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업무 방식과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3학년을 끝내지도 못하고 인턴을 하게 되어서 정말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친절한 개발자분들이 옆에서 알려주고 도와주셔서 좀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첫 인턴을 한 회사에서 첫 주간회의에 함께 들어가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을 때, 외계어로 소통하는 줄 알았다. 분명 한국어로 말하는데 나는 왜…

1-2주간 팀 내 위키를 여기저기 찾아보면서 온갖 개발 단어들을 검색하고 정리했던 그 때의 막막함을 잊을 수가 없다. 😱 그땐 정말 고통스러웠지만, 이후에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개발자로서의 미래 뿐 아니라, 회사원으로서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스트레스 관리와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또, 의사소통에 관해서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보니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급한 상황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되면 답답하고 예민해졌다.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과, 부드럽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읽은 책 목록을 보면 유난히 말에 대한 책이 늘었다. ‘말그릇’이라는 책이 가장 인상깊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

현업에서 어떻게 개발하고 서비스를 출시하는지 지켜보면서, 개발에 대한 의지가 활활 불타는 채로 학교로 돌아갔다. 회사에서 사용하던 DockerKubernetes가 궁금해서 관련 강좌를 신청했고, 기획자분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며 UX에 관심이 생겨 또 다른 수업을 신청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과제를 내고 나면 의미가 사라지는 프로젝트를 시간에 쫓겨 개발하는 바람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코드를 복붙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코드 품질 개선’을 뒷전으로 미루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많이 우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 회사에 가면 더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최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일정 관리와 코드 품질에 대해서 공부해야겠다.

공모전? 일단 신청! 😎

개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져서 다양한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D2 FEST MINI, 교내 해커톤, 확장앱 공모전에 참여했다. 자잘하게는 교내에서 진행한 SW 페스티벌과 프로그래밍 경시대회도 나갔다. (코딩테스트 공부가 시급하다.)

D2 FEST MINI는 학교 선배님 두 분과 함께 했는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구성할 때 선배님이 ‘~를 하는 오픈소스가 있는데, ~한 장점이 있으니까 써봅시다.’ 라며 의견을 내주셨다. 뭔가 써보자고 말하려면 ‘라이브러리의 장/단점에 대해서 저렇게 잘 이해해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던 것들을 좀 더 공부해서 인턴하고 있는 회사에 공유했다. 그리고 프로젝트에도 적용해보았는데 뿌듯한 경험이었다. (나중에 나가고 나서 코드 다 걷어내버리셨을까..? ㅎㅎ)

블로그의 시작

올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다. 💯 사실 작년부터 만들고 없애고를 반복하다가 올해 초 몇 개의 글이 쌓이고, 시간이 날 때 하나 두개 쓰다 보니 어느덧 20개 정도 되는 글이 쌓였다. 글을 몇 개 썼다는 사실보다는, 이제 새로운 걸 알게 되면 내 메모 앱에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여기에 좀 더 살을 채우고 다듬어서 글로 만들고 하다보니 처음보다 글 쓰는게 쉬워져서 좋다.

블로그를 하기 전에는 글 쓰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도, 내 생각이 얼마나 가벼웠는지도 알지 못했다. 앞으로 계속 글쓰기 실력을 다듬어서 좋은 글, 도움이 되는 글을 많이 쓰고싶다. 생각해보면 팀에 꼭 한 분씩은 문서작성을 잘 하시는 분이 계셨던 것 같다. 나도 나중에 팀에서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내년에는..

이제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다. 내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이다. 코딩테스트에 약해서 한 번도 코딩테스트를 통과한 적이 없다. 😂 그래서 코딩테스트 공부를 열심히 할 생각이다. 그리고 글도 꾸준히 쓰고.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아서인지 다른 큰 계획은 아직 없다. 아, 자바스크립트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다.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다. 내년에는 글을 열심히 써서 마지막 문장을 잘 맺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