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나에게 큰 변화가 있었던 해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을 해서 "대학생" 이라는 특권을 내려놓게 되었다.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막막하기도 했다. 2020년 마지막 날 어딘가 허전한 마음이 계속 들었는데, 회고하는 글을 쓰면서 허전한 마음을 채우고 잘 보내주려고 한다.
학교를 졸업하며
2016년 처음 입학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많은 일을 겪고 4년 6개월만에 졸업을 했다.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고, 아르바이트, 인턴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생각해보니 학교 수업 듣는 것 빼고는 정말 다 열심히 한 것 같다. 모든걸 말해주는 나의 학점.. 🤫
많은 도움을 주었던 선배들, 같이 열심히 공부하고 응원하던 동기들, 술자리에서 즐겁게 반겨주던 후배들까지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학교 생활의 반 이상이 술자리 추억인 것 같은건 내 착각..?)
학교를 떠났지만 좋은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며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취업 준비와 취업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되어서 취업 준비를 엄청 오래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 취업 걱정은 3학년 때부터 시작되었다.
셰어킴에서의 첫 인턴을 마치고 웹 개발로 진로를 정하면서 네이버 쇼핑, 웨일, 휴먼스케이프에서 인턴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모두 좋은 경험이고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방학 때 쉬는 것이 불안해서 자꾸만 도전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등따시고 배부르니까 이제와서 하는 투정일지도..
1월에 지금 몸담고 있는 웨일 팀에서 채용전환형 인턴을 진행했는데, 이후 코로나로 면접 일정이 계속 지연되었다. 붙을지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 준비를 안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취준생이 다 쓰는 삼성에 지원하고, SKT에도 지원했었다. 삼성은 서류 탈락을 했었는데 2020 상반기에 서류 대란이 있어서인지 그다지 아쉽지는 않았다. SKT는 1차 기술면접에서 떨어졌는데 내가 쌓은 경험과 팀이 바라는 인재가 서로 너무 달랐다. 파이썬.. 잘 몰라..
두 대기업 모두 탈락이라는 쓴맛은 봤지만 SKT 면접에서 느꼈는데 확실히 면접을 많이 경험해보니까 긴장도 덜하고 당황스러운 질문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떨어진 주제에 말이 많군 🥴
마이리얼트립 ✈️
프로그래머스에서 프론트엔드 과제 테스트를 통과하고 채용면접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면접이 총 3번으로 전화면접, 기술면접, CTO님 면접이 있었다. 당시 회사의 사정으로 채용이 빨리 진행되어야 해서 위 면접 3개를 일주일만에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굉장히 빡센 일정이었자나?
전화 면접으로는 기본적인 프론트엔드 지식을 물어봤었고, 딱히 답을 못했던 문항이 없는데 그래서인지 뭘 질문하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면접관님이 굉장히 젠틀하셨던 것은 기억이 난다.
기술 면접은 시니어 개발자님 두 분이 들어오셨었는데 지금까지 경험했던 면접 중에 가장 즐거웠다. 오랜만에 개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였는지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면접 전날 마리트 기술 블로그를 열심히 읽었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면접을 봤던 당시(4월)에 졸업 때문에 선형대수 수학 문제만 푸느라 매우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음.. 1학년 때 들어야하는 과목을 졸업학기에 듣는 나.. 아주 칭찬해..
CTO님 면접때도 학교 생활이나 인턴 경험에 대해서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눴고, 덕분에 최종합격했지만 네이버를 선택해서 아쉽게 가지는 못했다.
왜 지금 갑자기 면접 썰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되돌아보아도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은 기분 좋은 면접이었다. 마이리얼트립이 더 성장해서 국내 최고의 여행 회사가 되기를 멀리에서 응원해본다..✨
네이버 웨일
최종 전환면접을 봤던 추억이 떠오르는데,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인성면접과 기술면접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면접 전에 '코어 자바스크립트' 라는 책을 읽었는데 답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
엄청 고연차이신 시니어 개발자님들(아마도 다른 팀의 리더님들..)과 팀 리더님이 들어오셨다. 기술 질문에 대해서 답변하고 나서 '제 답변은 몇 점인가'를 질문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당돌한 나.. 그치만 그 질문을 한 덕분에 답변에서 부족한 점을 알 수 있어서 공부하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
매번 면접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면접은 정말 많은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준비를 할 때도, 면접 질문/답변 과정에서도. 어느덧 면접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 (하지만 이제 면접 보기 싫어요..)
지금 팀에 들어와서 많은 것을 배우며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 예전에 썼던 코드들 너무 이상해보여.. 🤢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회사도 참 좋은 것 같다. 특히 팀 선배님들이 진짜.. 너무.. 매일 감동을 주신다 😭 다른 팀에 갔다면 이렇게 잘 적응할 수 있었을까?
조금 게을렀던 하반기
어떻게 보면 회사 생활에 열심히 적응하느라 그런거긴 한데,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했다. 😞 깃헙 Overview를 보면 여실히 드러나는데, 사막화가 심각하다. 그래서 연말에 급 부지런한 척;
블로그에 한 달에 하나씩 글쓰기로 했던 목표도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학교 사람들이랑 하던 스터디도 코로나때문에 멈춰서 정말 공부를 많이 못했다. 연말 우울함과 허전함의 시작이 바로 공부를 많이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인데 생각해보면 목표가 제대로 없었다.
뭘 새로 공부하고 싶은지, 왜 주말에 안놀고 공부해야 하는지 (놀 것도 없었으면서ㅎㅎ) 스스로가 그 이유를 설명 못하고 기계적으로 공부해야된다는 생각만 반복했던게 문제인 것 같다. 사실 지금도 명확하게 목표가 없지만 생각은 조금 정리됐다. 글로 풀어낼 만큼 정리가 된건 아니지만 적어도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마음 속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거부감은 좀 줄어들었으니 됐다!
2021년에는 스터디도 다시 하고 싶고, 알게된 것도 블로그에 잘 써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고, 또 그렇게 글을 쓰면서 글쓰기 실력도 키우고싶다.
2021년도 잘 할 수 있겠지? 할 수 있다!